5월 31일 월요일 (요한복음 7장 1~9절)

의미 없이 흘러가는 초막절

1 그 후에 예수께서 갈릴리에서 다니시고 유대에서 다니려 아니하심은 유대인들이 죽이려 함이러라

2 유대인의 명절인 초막절이 가까운지라

3 그 형제들이 예수께 이르되 당신이 행하는 일을 제자들도 보게 여기를 떠나 유대로 가소서

4 스스로 나타나기를 구하면서 묻혀서 일하는 사람이 없나니 이 일을 행하려 하거든 자신을 세상에 나타내소서 하니

5 이는 그 형제들까지도 예수를 믿지 아니함이러라

때를 기다리는 신앙

6 예수께서 이르시되 내 때는 아직 이르지 아니하였거니와 너희 때는 늘 준비되어 있느니라

7 세상이 너희를 미워하지 아니하되 나를 미워하나니 이는 내가 세상의 일들을 악하다고 증언함이라

8 너희는 명절에 올라가라 내 때가 아직 차지 못하였으니 나는 이 명절에 아직 올라가지 아니하노라

9 이 말씀을 하시고 갈릴리에 머물러 계시니라

[해설]

1~5절: 초막절은 성인 남성들이 예루살렘을 방문해야 할 절기이다(신 16:16). 추수를 마무리하는 축제요(레 23:39), 출애굽을 기억하는 절기이다(레 23:43). ‘욕망의 종이 되지 않고 다른 사람을 종으로 삼지 않는’ 출애굽의 정신을 기억하는 이들만이 풍성한 소산을 이웃들과 나눌 수 있다. 초막절은 요한복음 7~9장의 시간적 배경인데, 유대인들(1절) 과 예수님의 형제들(3절)은 초막절을 무의미하게 흘려보냈다. 예수님을 욕망으로 통제하려던 유대인들은 예수님을 죽이려 했고(요 5:18), 형제들도 예수님을 욕망의 도구로 대했다(5절).

6~9절: 예수님께서는 ‘내 때’와 ‘너희 때’를, ‘나’와 ‘세상’을 구별하신다(6~7절). 그들의 때는 그들 손에 있지만, 예수님의 때는 하나님의 손에 있기 때문이다(램지 마이클스, 『요한복음』, 180~181쪽). 그 ‘때’는 죽음(요 12:27)과 부활 (요 12:23), 승천(요 13:1)의 때로서, 오직 하나님께서만 결정하시며, 예수님께서도 겸손히 그 때를 기다리신다.

[묵상]

불신앙의 다른 이름은 때를 통제하려는 욕망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때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의 때까지 통제하고자 하는 하나님 없는 삶을 갈망합니다. 유대인들은 외적인 억압으로 예수님의 때를 지배하려 했고, 예수님의 형제들은 은밀한 유혹으로 예수님의 때를 지배하려 했습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이러한 억압과 유혹에 흔들리지 않고, 하나님의 때를 기다리셨습니다. 때는 하나님 안에서만 의미를 가집니다. 유대인들과 형제들의 초막절은 무가치하게 흘러갔지만, 예수님의 초막절은 영원한 사건으로 남았습니다. 때와 시간은 하나님의 피조물이며,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선물입니다 (창 1:14). 하나님의 것을 훔칠 수 없는 것처럼, 통제하려는 시간은 허무하게 사라집니다. 그러나 감사함으로 맞이한 시간은 영원한 의미로 남습니다. 우리 앞에 다가온 ‘오늘’을 감사함으로 받아, 영원한 사건으로 남깁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