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신을 벗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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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임경진 작성일20-03-31 15:00 조회421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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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신발을 버릴 때마다 마음이 아프다. 나를 위해 헌신봉사하다 낡아버린 신발의 노고를 위로도 하지 않고 그냥 버리려니 그렇다. 헌 신발을 버릴 때마다 겪는 고역이다. 그렇다고 신발장에 헌 신발까지 그대로 보관할 수도 없으니 나는 새 신발을 살 때마다 헌 신발과 정을 떼느라 가슴앓이를 하곤 한다.
나는 지금까지 몇 켤레의 신발을 버렸을까? 세 살 때쯤부터 신발을 신었을 터이니 그 숫자를 헤아리기도 어렵다. 내가 신었던 신발 중에는 검정 고무신과 흰 고무신, 운동화, 농구화, 구두, 워커, 등산화, 축구화, 슬리퍼 등 종류도 많다. 우리집 신발장에서 대기 중인 내 신발들은 날마다 ‘오늘은 나를 신고 나가지 않으려나?’ 하며 나의 선택을 기다릴 것이다. 구두 두 켤레와 운동화 두 켤레가 주로 나의 간택을 기다린다. 마치 임금의 사랑을 받고 싶어 하는 궁녀들처럼. 나는 외출할 때마다 어떤 신발을 선택할지 고민이다. 새 신발을 사면 헌 신발을 버려야 한다. 새 신발을 신는 기쁨 못지않게 헌 신발을 버려야 하는 아픔이 따른다. 한 번 신으면 평생 신을 수 있는 그런 신발을 만들 수는 없을까?
신발이란 단순히 건강과 관련이 있는 것만은 아니다. 고대 그리스에서는 신발을 신는 것이 ‘자유민’의 상징이었다고 한다. 그 시대의 노예와 포로는 맨발로 다녀야 했으니까. 또 신발을 벗는다는 것은 그 장소에 대한 존경의 상징이라고도 한다. 고대 히브리에서는 사제들도 신발을 신고 사원에 들어가지 못했다고 한다.
그래서 성경 곳곳에 “네 신을 벗으라”는 말씀이 나온다. 모세에게도, 여호수아에게도... 그래서 우리는 신을 벗을 때마다 하나님 앞에서 경외하는 마음가짐을 한 번 더 가졌으면 한다.(*어떤 수필을 내 수준에 맞게 각색한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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